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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제사에 쓰지 않는 음식

  

제사에 쓰지 않는 음식

 

1. 천하다고 여긴 음식

 

 

이름의 끝자가 "치"로 끝나거나(갈치,참치,꽁치,멸치 등) 등이 푸른 생선(고등어, 방어, 정어리 등)은 흔하고 천한 고기로 치부되었기 때문에 제사상에는 올리지 않았습니다.

생선은 당연히 비늘이 있어야 하는데 비늘이 없는 생선은 비정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비늘 없는 생선 역시 제사음식에 금하였습니다.

하지만 북어(포), 조기는 제사상에 올려지는데 이들 생선은 과거에는 구하기 어려운 것들로 그만큼 조상에게 성의와 정성을 다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지역(해안지방)에 따라서는 문어도 제사상에 올려집니다.

 

2. 복숭아

 

복숭아는 귀신을 쫓는다 하여 제사상에 올리게 되면 조상이 찾아오지 못한다고 합니다.

무덤 주위에도 복숭아 나무를 심지 않습니다.

 

 

중국에 후예(后羿)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하늘의 신이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헤라클레스와 비슷한 영웅인데 천상천하의 명궁이다. 후예의 아내는 항아(달에 산다는 요정)라는 아내가 있었는데 후예도 남자인지라 강의 신 하백(河伯)의 아내 복비를 보고 한눈에 반해 버렸다. 복비가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자신에게 항아라는 아름다운 아내가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릴 정도 였으니...

하백이 가만히 있을리 없어서 하백은 후예를 찾으러 물위로 나왔다. 하지만 이둘의 싸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천상천하의 명궁이 쏘는 화살에 왼쪽 눈을 뽑혀버렸기 때문이다.

후예의 마음이 복비에게 쏠리고 있는 것을 안 항아는 이를 질투하여 부부 몫으로 서왕모 여신에게서 얻어둔 불사약을 혼자 먹고 달나라로 달아나 버렸다. 후예는 항아의 뼈아픈 배신을 고통스러워하며 인간 세상을 방황하다가 봉몽이라는 제자의 복숭아나무 몽둥이에 맞아 죽음에 이른다. 죽은 뒤에는 귀신의 왕이 되었는데 죽을 때 얻어맞은 복숭아 방망이가 트라우마가 되어 복숭아를 무서워하게 되었다. 제사상에 복숭아를 올리지 않는 유래가 여기에서 나왔다고 한다.

 

3. 진한 향이 나는 향료나 나물

 

 

불가에서는 진한 향이 나는 마늘, 파, 고추, 부추, 미나리 등의 음식은 제물로 쓰지 않는데,이러한 영향으로 제례음식에는 고추, 마늘, 파를 양념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모든 제수의 조리에는 향신료(香辛料)인 마늘, 고춧가루, 파 등을 쓰지 않고 간장과 소금만 또는 천연 조미료로만 조미합니다.

불교적으로 보면, 고추가루와 함께, 마늘, 파 등도 제사음식에 사용을 피하는데, 이는 5신채(五辛菜-5가지 자극성이 강한 채소)를 피하는 불교 음식문화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불가에서는 마늘, 파, 고추, 부추, 미나리 등 생리적 활성화 작용이 뛰어난 5가지의 양념류를 음식에 사용하지 않는데, 이러한 불교의 5신채의 영향으로 제사음식에서 고추가루, 마늘, 파 등을 피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강하고 자극적인 맛보다는 재료가 가진 고유한 담백한 맛을 그대로 살려내는 것, 이것이야말로 제사음식의 핵심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일상생활에서 먹는 김치도 올려지지 않는 이유는 너무 흔하고 고춧가루와 마늘 등의 양념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